그동안 여행 다니고, 한국에 휴가다녀오고, 시드니에서 재정착하느라 블로그에 소홀 했었다.ㅜㅜ
작년 4월 말 골드코스트에 도착한 이후로 벌써 1년 8개월이 다 되어간다.
대략 10개의 직업(웨이트리스, 바리스타, 케시어, 호스텔 청소부, 농부, 빌라봉, 포토그래퍼 등등)을 전전 했고, 몇몇 코스를 제외하고는 호주 전역을 다 돌아보았다.
'딱 1년만 쉬다가 다른 곳으로 떠나야지' 했던 계획도 어느 순간 2년으로 연장 되었고, 지금은 영주권이라는 목표로 바뀌었다.
시드니에 정착한지 삼개월째이다. 한국에서 했던 일들과 전혀 관련없는 등산복 파는 일을 하고 있고, 다음달 부터는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인턴 일을 시작한다.
한국에서의 회사를 관두고 나서 지금까지 커리어의 정글짐을 오르락 내리락 했다. 사실 외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내 스스로 한계를 정해 놓고 큰 기대 없이 지내왔던 것 같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라던지 비자 제약같은 것들은 내가 괜히 혼자 걱정하지 않아도 될 문제 였는데 은근히 그게 내 발목을 잡은 것 같다.
여튼 시드니에 정착한 이후로 지지부진한 슬럼프 시기를 겪으면서, 어서 변화와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겠다고 느끼게 되었다.
한 한달전부터 1일 1회사 지원하기를 시작했다. 워홀 비자도 만료되어가고, 원래 하기로 했던 기술비자 지원에도 차질이 생기고, 그래서 하루빨리 스폰서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닥쳤다.
시드니에 있는 마케팅 에이전시 목록을 만들어서 그냥 Cold email을 보내기로 했다.
메일 내용은 대략
"안녕? 난 한국에서 온 비즈니스 컨설턴트 썬 킴이라고 해. 얼마전에 시드니로 이사왔어.
나 이런이런 경력이 있고 너네 회사에서 인턴을 해보고 싶은데 이력서 보고 관심있으면 연락주길 바래."
이런거였다. 회사에서 인턴을 모집 중이던 아니던 그냥 마구 이메일을 쐈다.
스프레드 시트를 만들어 약 80개의 회사들을 나열하고, 분야/스페셜티, 주 클라이언트, 규모, 위치, 인사 담당자 연락처 등의 목록을 만들었다.
그 중 39개의 회사에 이메일을 보냈고 3개 회사에서는 거절, 4개 회사에서는 이력서 검토 중이라는 메일을 받았고 그 중 2개 회사의 면접을 보았다. 32개 회사에서로부터는 답장이 없었다.
면접을 처음 본 한 회사에서는 15분 정도 본 면접 이후로 아무 연락이 없었고, 전화를 했더니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결정이 되면 전화를 주겠다고 했다. (그게 벌써 일주일전)
그리고 두번째 회사와의 면접은 좀 더 재미있었다.
매니징 디렉터인 마이클과 한 시간이 넘도록 내 경력에 대해서, 회사, 마케팅, 새로운 프로젝트아이디어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면접 끝에 마이클과 "So... when do you want to start?" 라고 묻길래 되었구나!! 싶었다.
풀타임 무급 인턴, 그래서 주말엔 노스페이스에서 계속 일해야 한다. 주 7일 노동의 대장정을 향후 삼개월간 달려야할 상황. 삼개월 뒤에 정직원으로 채용이 될지, 스폰서를 받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결과가 어찌되던 초심으로 돌아가서 많이 배우고 식었던 열정을 불태워 볼 생각이다.
빨리 시드니에 정착해서 새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싶다. 서핑도 다시 시작하고, 요가도 매일하고, 테니스랑 살사도 배우고 세계 여행계획도 세우고 싶다. 어서 내 Specialty를 키워 세계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