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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anuary 22, 2016

내가 왜 갑자기 농부가 되었을까? 호주 바나나 농장 체험기





호주에선 원래 1년만 있으려고 했는데 계획 밖으로 1년을 더 머물고 싶어졌다. 그래서 급하게 비자 4개월을 남겨두고 농장에 오게 되었다.


워홀 Second year visa를 받으려면 Rural 지역에서 13주(혹은 88일간) 일을 해야 하는데 주로 일손이 부족한 시골의 농장이나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된다.


덕분에 팔자에도 없던 농부의 삶을 체험하게 되었다능






어느 지역, 무슨 작물 농장을 가야할지 많이 고민고민 했었다.

작물이나 지역을 잘못 선택하면 수확 시기나 날씨 등에 변수에 따라 일거리가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참 어려웠다.

바나나는 1년 내내 수확되는 작물이기도 하고
내 전 룸메 친구들이 다녀왔던 지역이기도 해서 나는 Innisfail 바나나 농장에 가기로 함


하지만 바나나 농장이 농장잡의 끝판왕이란 사실은 모르고 있었음...




Innisfail은 케언즈에서 남쪽으로 한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다. 작은 타운이긴한데 그래도 왠만한 대형마트와 패스트푸드점도 있고 타운 중간에 강도 꼬불꼬불 흐르고 있어 귀여운 곳이다.


일을 하려면 Working Hostel에 묵어야 한다.
호스텔 주가 농장 Job Contractor 역할을 하며 백팩커들과 농장을 연결해준다. 

나는 농장을 제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Budget Backpackers에 묵게 되었는데...




완전 싯홀인걸로 판명
6인실 방에서 지내는데 금방 무너질듯한 침대에 매트리스도 푹 꺼지고 좀 두려운 Look이었다.






호스텔은 거의 대부분 유럽 젊은이들이 묵고 있고
일부 타이완과 호주애들이 있었다.

한국사람은 한명도 없음


여튼 나는 1월 2일 토요일에 도착해서
1월 4일 월요일부터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침 5시 45분경에 흰색 봉고가 일꾼들을 픽업하러 온다.
봉고를 타고 In land쪽으로 2~30분 정도 가면 바나나 농장들이 마구 보이기 시작함




힘쎈 남자 무리(여기선 Humper라고 함)가 바나나 트리에서 바나나 송이를 잔뜩 따오면






두번째로 힘쎈 남자들이 바나나 송이들을 저런 사슬에 걸기 시작함




그 바나나를 Cutter들이 9개 이하의 뭉치들로 짤라서 컨베이어 벨트위에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세척이 되고 여자들이 바나나를 Sorting하기 시작함


나는 처음엔 Sorting을 했는데
8~9시간동안 한군데 서서 허리를 살짝 굽히며 일하니 뒷목, 어깨, 허리, 손목, 손가락, 다리가 뿌러질 것 같았다.





이렇게 생긴 쌍둥이 바나나들이나 멍든 바나나, 스크레치나거나 Sun burn이 있거나 여튼 못생긴 애들을 골라내는 일인데
컨베이어 벨트 위로 바나나들이 끊임없이 몰려와서 쉴틈이 없다.




분류된 바나나는 Packer들이 박스에 예쁘게 담는다.

나는 지금 나름 Packer로 승진해서 바나나를 담는데
이건 속도가 생명임

1분에 박스 하나를 만드는 거를 목표로 쉴틈없이 포장하고 있음



하루에 Break는 2~3번정도 있는데
정말 꿀휴식이다.



쉴 때 보통 이런 바보짓을 하거나





쪽잠을 자거나 그러함



난 이제 2주했는데 아직 11주나 더 남았다.


그래도 첫주엔 내가 이일을 3개월이나 할 수 있을까 했는데
하다보니 적응도 되고 호스텔도 좀 편해졌다.


한시간 시급 21.65불을 받는데
정말 노동에 대한 대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호스텔에 많은 젊은이들은 4시에 일이 끝나면 할게 없기 때문에 술을 마시거나 저녁을 해먹거나 다음날 도시락 준비를 한다. 마리화나를 하는 친구들도 참 많음.


여튼 나는 힘들게 번 돈을 허투루 쓰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일이 끝나면 수영장에 가서 운동도 하고 산책도 하고 나름 생산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

So far, so good 





[농장 인근 뷰]